일부러낡게
e-mail: gerecter@gmail.com                                곽재식의 hehehe 블로그
최근 곳곳에서 복원된 문화재들, 특히 성벽, 성문등의 건물이나 석상, 조각상등을 보면 현대의 기술로 너무 매끈하게 만들어서 과거의 오래된 모습이 나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오래된 역사의 묘미를 즐기는 감흥도 덜하거니와 급히 만든 값싼 느낌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오랜 세월을 버티고 남아 있는 진짜 옛 문화재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다고 생각 합니다.


(진짜 오래된 돌조각인 충남 아산의 영인석불 - 상한 돌 모양과 이끼 때문에 운치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제작에 지나치게 전통 기술과 옛 자재를 써야 한다는 점만 강조하다 보면, 제작비용도 너무 높아 지거니와 옛날 자재 자체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서 그렇게 만들래야 만들 수 없는 것도 많다고 생각 합니다.

돌 표면을 오래된 것, 낡은 것처럼 가공하는 기술을 쓴다면

그런데, 돌 위에 일부러 이끼를 기른다거나 해서 일부러 더 낡게 보이게 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는 화학 약품으로 처리해서 돌 모양을 상하게 해서 오래된 돌처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돌조각이지만 이끼로 덥혀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조각상 - 매끈하고 맨질맨질한 새 조각상보다 더 그럴듯해 보입니다.)

정원 가꾸기가 발전한 해외에서는 이런 기술은 상당히 여러 가지가 알려진 편이고, 이런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우리나라의 복원 문화재에도 적용하면 그 모습을 더 예스럽게 꾸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끼가 덥혀 있는 모습을 멋으로 살리는 미국의 교회 폐허 모양)

이미 복원되어 있는 많은 문화재들과, 앞으로도 전국 각지에서 하나 둘 건설될 복원 문화재들에 대해서, 이런 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량 시공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서 사업으로 추진해 볼만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 수록 좋다는데, 유적지 역시 어느 정도는 적어도 오래되어 보일 수록 좋은 느낌일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일부러 낡게 해서, 오히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생각 그 자체가 재미 있기도 합니다. #문화재

블로그지기 곽재식
작가로 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공학 분야에 종사하며 안전, 환경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November/16,2015 07: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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