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5년에 작성했던 글에서, 왜 MP3P 회사들은 수억원씩 텔레비전 광고 모델들을 섭외하고, 갖가지 지하철 광고와 퍼포먼스에 돈을 퍼붓지만, 그 흔한 오페라 공연, 클래식 연주회를 후원하는 곳은 없는지 의아 했다는 글을 썼습니다.

디자인 경쟁이 한창일 때, 왜 휴대전화 회사가 후원하는 미술 전시회나 공모전은 적었을까?

비슷하게 피처폰 휴대 전화 시장에서 디자인 경쟁으로 격렬하게 자원을 투입하던 10년전 무렵에, 왜 그런 회사들이 미술 전시회와 공모전에 투자하지는 경우는 무척 적을까? 하는 점도 당시에 궁금했습니다. 미술 전시회를 후원하는 회사들은 주로 은행이나 카드 회사가 많았다는 기억 입니다.

전국 @2005 대학연극제를 후원하고 있는 곳은, 영화사도 아니요, 연예기획사나 방송국도 아니요, 문화관광부도 아니요, 하다 못해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극장도 아니요, 교육인적자원부와 인텔, 네이버 였습니다.


(전국음악콩쿠르 라는 행사의 후원은 한국재무설계)

저는 아직도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행사들은 결국 규모가 작은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인맥으로 그 회사에 아는 홍보 담당자, 그 기업에 친한 마케팅 부서장이 있으면 별 이유 없이 후원을 받는 모양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근본적으로, 홍보에 쓰이는 돈은 적극적으로 쓸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제품 매출과 직결될 수 있는 분야에만 쓸 수 있기 때문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홍보 활동에 비해, 이런 부류의 행사 후원은 일종의 사회 공헌 활동으로 인식 되어, 기부라는 의미로 소극적으로 쓰기 때문이었겠습니까?

2010년대에는 확대 되는 추세인가

저는 직접 산업과 연관 되는 일이 적은 순수 예술 분야에 기업이 후원하거나 지원하는 일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산업과 직접 연관은 없다고 해도, 간접적인 연관을 찾아 문화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의미로 후원하는 일이 광고도 되고, 가치 있는 기여도 될 수 있다고 상상 해 봅니다.

예를 들어, 전자 회사가 후원하는 음악 콩쿨이 권위를 얻는다면, 직접 전화 회사의 선전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막연히 "그 전화 회사가 음악, 음질은 잘 안다는 느낌"을 서서히 깔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합니다. 그러면 그 회사가 생산하는 오디오 기기를 파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더 발전한다면, 세계적인 미술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 계속해서 자리 잡아 나간다면, 한국 제품의 디자인이 어쩐지 아름다워 보이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자동차 회사가 후원하는 조각품 전시회라든가, TV 제조사가 후원하는 그림 전시회가 점차 늘어간다는 느낌 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을 지 궁금 합니다. 그리고 좀 더 효과적으로 문화를 성장시키고, 그렇게 성장한 문화가 장기적으로 그 후원 업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는 방향도 궁금합니다.

순수 예술 분야에 기업들이 더 많이 지원하게 하려면?

여행사나 항공사가 시인들이나 시 공모전을 후원하고, 그렇게 해서 발굴된 여러 지역에 관한 아름다운 시가 여행 사업을 활성화 시키는 기여로 나타날 수 있겠습니까? 혹은 그렇게 해서 좋은 시가 많아진 사회에서 자라난 사람이 더 감성적인 표현력이 뛰어난 마케팅 팀 신입사원으로 취업해서 회사를 더 성장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부류의 문화 전체 향상에 투자하는 사업은, 그 결과가 자기 업체에만 그대로 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전체 업계에 다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어서, 공유지의 비극이 생기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나서서 총대를 매는 회사가 돈을 쓰면, 그렇게 해서 발전한 사회의 문화 수준은 다른 회사들도 무임승차로 공짜로 누릴 수 있게 되니, 먼저 나서기 꺼려하는 것을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일까요? #경제

	블로그지기 곽재식 작가로 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공학 분야에 종사하며 안전, 환경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