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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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NASA 나 CIA 같은 것이 등장하는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인지, 한국의 단체들은 영문약어로 이름이 붙어 있고, 그것을 발음할 수 있으면 굉장히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과기원"이라는 말대신에, KAIST 라고 이름붙여놓고, "카이스트"라고 부르는 따위입니다.

그나마, "KAIST" 처럼 예전부터 그렇게 불러왔거나, 애초에 이름을 지을 때 부터 외국의 비슷한 것을 베낀 느낌에 기초하고 있는 것은 조금은 자연스럽습니다. 최근에 억지로 억지로 "영문 약자 이름"을 붙이기 위해 붙이는 이름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부르기 편하지도 않고, 뜻이 좋지도 않고, 심지어 멋있지도 않고, 추레한데도 그냥 "영문 약어 이름을 남들다 붙이니까 붙이자"라는 허망한 고정관념일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적인 예가, 정보통신부를 MIC 라는 약어로 부르는 것과 과학기술부를 MOST 라는 약어로 부르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기관에 왜 MIC 나 MOST 같은 정체불명의 한국사람도 생소하고, 영어권 사람도 못알아 듣기는 마찬가지인 약어이름을 붙여 애써 부르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MIS나 MOST 같은 것은 이름 자체의 뜻과 발음이 좀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




MIC나 MOST 같은 이름의 유일한 장점은 웹페이지 주소로 쓸경우 외우기 쉽다는 것인데, mic나 most 에 go.kr 을 붙여서 직접 접속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도 생각이거니와, 다른 .org, .com 주소와의 혼돈을 생각하면 그것도 그렇게 좋은 장점은 아닌듯 합니다. (참고로 그 MIC와 MOST의 홈페에지는 한국정부에서 스스로 독점이라고 해석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정상적으로 보인다는 괴기스러운 특징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지 못하고, 괜히 엉뚱한 기억하기 힘든 이름 알리려고 돈쓴다는 낭비일 뿐만 아니라, 쉽고 좋은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나쁜짓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MP3 기계들을 출시하면서, 이름을 멋있게 하기 위해서, 무기체계나 우주선 같은 것에 쓰이는 것 처럼, 아이리버 M16, YEP-A10 같은 제품 번호를 굳이 "모델명"이랍시고 붙여서 불렀습니다. 이런 것은 건담이나 마크로스 류의 SF물에서 사실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 쓰던 수법인데, 그냥 이유없이 따라해 버린 것입니다.

IPod 의 경우

그래서, 그 결과, 아이리버나 옙 제품은 "내 MP3 어딨냐?" "내 MP3에 1000곡을 넣었다" 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아이팟은 "내 아이팟 어딨냐?" "내 아이팟에 1000곡을 넣었다" 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이팟이 많이 팔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팟이라는 이름을 붙일 뿐, 괜히 "모델명"이나 영문 약자로 된 이름을 억지로 발명하지 않은 정석대로 나간 면도 Marketing 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름 붙이기에 의한 Category 배당 문제

어떤 물건, 또는 현상에 특정한 이름을 붙이는 것 만으로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 현상과 같은 Category 에 속하는 것으로, 혹은 속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 역시 Marketing 의 한가지 수법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퍼센트 콩기름으로 만든 식용유 와 같은 말의 경우, 이름에 사용된 형용상 "100퍼센트 콩기림으로 만든" 이라는 말 때문에, 실상이 그렇건 아니건 간에 다른 식용유는 꼭 90%나 80%정도만 콩기름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 아닌가 하는 어림짐작을 생기게 합니다.





(마지막 변경 UNIX clock : 1242202633 / Common clock 2009.05.13, 5:17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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