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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부 | UserPrefere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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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거 한양 명례방(明禮坊)을 지나다가 작은 가게 곁에서 작고 추한 몸집에다 머리는 온통 백발인 한 여자를 보았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사람 같지가 않더니 가까이 가 보고는 깜짝 놀랐고, 이윽고 안정을 되찾아 자세히 보고서야 병든 사람으로 세상에서 이른바 난장이(侏儒者: 주유자 라고 원문에 표기되어 있습니다)임을 알았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그 여자의 괴이한 형상이 왕왕 꿈자리를 어지럽힐 때가 있어 늘 혀를 차며 탄식하곤 한다. 그런데 내가 황보리에 우거하게 되었을 때 마을 사람들이 다투어 인사차 왔는데, 그 말석에 삿갓으로 몸을 덮은 채 턱에서 땅까지의 거리가 한 자도 채 안 되는 사람이 있길래, 처음에는 옛날 한양의 가게 곁에서 보았던 그 여자가 머리에 삿갓을 쓰고 온 것이 아닌가 하다가, 다시 자세히 보았더니 머리털이 희지 않고 키가 더 작았다. 사람으로서 이러한 지경에 이르다니, 아, 참으로 크게 괴이한 일이다. 옛날에 보았던 그 여자도 여태껏 잊혀지지 않아 괴로운 판인데 지금 또 뜻하지 않게 이러한 사람을 만났으니, 어쩌면 천지 사이에 사람으로서 형체를 갖추지 못한 자가 둘이 있는데 내가 이들을 다 본 것은 아닐까. 황보리에 산 지가 오래 되어 그 사람됨을 알고 보니, 언어와 응대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민첩하고 인사(人事)의 조백(皁白)과 곡절이 마음 속에 명료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는 몸은 불구이지만 마음은 불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씨름을 잘하여, 그가 처음 상대와 맞붙었을 때는 마치 모기가 산을 흔들려는 것처럼 터무니없어 보이다가, 비틀대며 상대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어 허리춤을 잡고 다리를 걸면 누구도 손길 따라 넘어지지 않는 이가 없어, 비록 무인(武人)이나 장사라 할지라도 그를 이기는 이가 드물었다. 아들 넷을 두었다. 그중 장남은 성인(成人)이었는데 일반 사람에 비하면 키가 작지만 그 아버지보다는 훤칠하였다. ... 황보리에 살던 그 사람은 안씨(安氏)이고 응국(應國)이 그 이름인데, 그를 주부(主簿)라 부르는 것은 키가 작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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