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44년 무술(1718) 윤 8월 11일(병진)
사간원(司諫院)에서 금성 현령(金城縣令) 조하기(曺夏奇)를 잡아다 추문하도록 청하니, 세자(世子)가 조하기에 대한 일만 따랐다. 이때 강원도(江原道) 산골짜기에 도적의 소굴이 많았다. 금성 지방에는 상한(常漢) 신의선(申義先)이란 자가 있었는데 스스로 성인(聖人)이라 일컬었으며, 회양(淮陽)의 백성 윤풍립(尹風立)은 스스로 공자(公子)라고 일컬었다. 그리고 서로 화답하며 응하기도 하고 거짓으로 신(神)의 괴상한 형상을 보이기도 하며, 망령되게 요사하고 허탄한 말을 만들어 주문(呪文)과 부적(符籍)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으나, 실제로 특이한 방술은 없었으니, 바로 천박한 무당이었다. 그런데 산골의 백성들은 어리석어 분주하게 신봉(信奉)하는 자가 많았다. 금성 현령 조하기가 처음에 그들이 농사(農事)를 폐지한 채 다투어 나아가는 것을 미워하여 신의선의 족당(族黨)을 가두고 징계하여 다스리려고 하자, 신의선이 칼을 짚고 광언(狂言)하여 마치 주문으로 축원하는 바가 있는 듯하였다. 조하기가 크게 놀라 갑자기 군사를 모아 포위하고 그 괴수를 쳐서 죽이고는 영문(營門)에 보고하였다. 감사(監司) 이조(李肇)가 조정에 전문(轉聞)하니, 조정에서는 마침내 그 무리들을 추핵(推覈)하도록 명하였는데, 실제로 시골의 어리석은 백성으로 애초에 달리 모의(謀議)한 것은 없었다. 정언(正言) 박필정(朴弼正)은 조하기가 그 사건을 헛되게 떠벌려서 조정을 놀라게 했다 하여 잡아다 추문하기를 청하였는데, 이 뒤에 대신(大臣)이 차자(箚子)로 논한 것으로 인하여 조하기를 석방하고 그 옥사(獄事)를 서울로 올려 보내어 포도청(捕盜廳)에 회부하여 국치(鞫治)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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