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사건들을 다룬 "연려실기술"의 재변과 상서에도 용에 대한 소문들이 보입니다.
- 선조29년 여산(礪山) 땅에는 흰 용이 강으로부터 나와서 한 촌가에 이르렀다는 말이 있는데, 그때 대낮에 한 점의 구름도 없더니, 갑자기 비바람이 일고 뇌성 벽력이 일어나며, 용의 비늘이 운무(雲霧) 중에 번쩍거리며 공중으로 치솟아 올라갔는데, 수십 리 안에 있는 인가에서는 이것을 분명히 보았는데, 그 촌가의 크고 작은 사람과 물건을 함께 날려 수리 밖에 떨어뜨리니 혹은 간 곳을 알지 못하기도 하였다.
- 숙종44년 해주(海州)에서는 세 마리 용이 섞여서 하늘에 올랐는데, 근방의 산과 들이 사태가 나지 않은 곳이 없었고, 치어 죽은 사람만도 3명에 이르렀다.
자세한 영문은 알기 어렵습니다.
"동국여지지"에는 용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전설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 누현(漏峴) 구소리(九巢里)에 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바위굴이 있는데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고, 홍수나 가뭄에도 넘치거나 마르는 일이 없다. 세속에서 전하기를 “아홉 용이 살던 곳이므로 마을 이름을 구소(九巢)라 하였다.” 한다.
- 용천동(龍泉洞) 계룡산 남쪽에 있다. 두 산봉우리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듯이 솟아 있고, 그 가운데 큰 바위가 있는데, 절구 모양과 같은 굴이 파여 있다. 산의 물이 여기로 모여 넘쳐흐르는데 깊이를 알 수 없다. 잠연(潛淵)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전하기를 “항상 용이 구름의 기운을 타고 드나드는데, 가뭄이 들 때 비를 빌면 매번 효험이 있다.” 한다.
- 봉림동(鳳林洞) 계룡산 동쪽에 있다. 깊은 골짜기는 입을 딱 벌린 듯이 벌어져 있는데, 큰 바위가 가로누워 버티고 있고 그 가운데 구멍이 만들어져서 물이 그 안으로 흘러들고 가득 차면 넘쳐서 폭포가 된다. 세속에서 전하기를 “용이 그 안에 숨어 있다.” 한다.
- 조룡대(釣龍臺) 부소산(扶蘇山) 아래에 괴석이 강가에 걸쳐 있고 바위 위에는 용이 할퀸 흔적이 있다. 세상에 전해지기를 “당나라 소정방(蘇定方)이 백제를 공격할 때, 강에 이르러 물을 건너려고 하는데 홀연 비바람이 크게 일어났다. 이에 백마를 미끼로 삼아 용 한 마리를 낚으니, 잠깐 사이에 날이 개어 드디어 군사를 건너게 하여 백제를 정벌하였다. 이 때문에 이름을 조룡대라고 하였다.”라고 한다.
부여 지역의 용에 관한 이야기들은 백제 멸망과 관련이 있어, 제법 유서가 깊은 이야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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