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환 UserP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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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으로 사람을 희롱하는 공연, 즉 현대의 마술쇼 내지는 그림자쇼, 인형극 같은 것을 보고 이규보는 한문으로 "농환(弄幻)"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것을 본 감상을 시로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조물주의 사람 놀리기 요술이나 진배없고 / 造物弄人如弄幻
달인은 요술 보길 제몸 보듯 하네 / 達人觀幻似觀身
인생이나 환술은 같은 것이라 / 人生幻化同爲一
결국은 누가 참이요 누가 참이 아니런가 / 畢竟誰眞復匪眞

굽혔다 폈다 찡그렸다 펴는 모습 거의 사람 같으니 / 俯仰嚬伸具體微
누구의 솜씨로 똑같게 만들었나 / 孰將心匠奪天機
사람도 한 기운을 따라 꿈틀거리며 사는데 / 人緣一氣成蚩蠢
그 기운 빠지면 요술마친 것 같을 뿐이네 / 氣出還同罷幻歸

이규보는 이러한 쇼를 보고, 인생 자체도 한바탕 쇼와 같다고 읊었는데, 어떤 공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사람이 아닌 것, 무생물을 가지고 마치 사람과 같이 살아 움직이는 형상을 보여주는 쇼였던 것 같습니다.

싯귀 중에, 세상사의 모습과 세상 이치가 사람 놀리는 듯 한다는 느낌을 "조물롱인(造物弄人)"이라고 읊은 것도 재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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