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수굴 | UserPreferences |
|
여헌선생문집 제1권 / 시(詩) 금수굴(金水窟)에 대한 고풍시 세 편 병서(幷序) 일선(一善)의 냉산(冷山)에 금수굴(金水窟)이 있다고 세상에 알려진 지가 매우 오래이다. “동쪽에는 금수굴이 있고 서쪽에는 도선굴(道詵窟)이 있다.”는 말이 선산부(善山府)의 지리지(地理誌)에 실려 있고 “금수굴을 찾으려 한다면 먼저 월파정(月波亭)에 이르라.”는 글귀가 그 고장 사람들 간에 전해오고 있다. 도선굴은 현재 금오산(金烏山)에 있고 월파정 또한 낙동강(洛東江) 가에 있으니, 그렇다면 이른바 ‘금수굴’이라는 것이 또한 있기 때문에 이름이 전해진 듯하다. 그러나 예로부터 금수굴을 보았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그렇다면 과연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지방 사람들 중에는 혹 괴이한 말을 하는 자가 있으니, 모두 황당무계하여 전할 만하지 못하다. 내 이제 산 아래에 잠시 우거하니, 곧 월파정 부근이었다. 앉고 일어남에 일찍이 이 산을 바라보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창연(蒼然)히 울창한 것은 산의 소나무임을 내 알고, 우뚝이 솟아 높은 것은 산의 바위임을 내 알며, 모이면 있고 흩어지면 없어지는 것은 산의 구름임을 내 알고 있으나, 다만 이른바 ‘금수굴’이라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사람들이 본 적이 없는데 있다고 말하는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 매양 사람들과 말할 때에 금수굴이 있느냐 없느냐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 마침내 고풍시 3편을 읊어 여러 벗들에게 보이는 바이다. 냉산의 금수굴은 / 冷山金水窟 그 이름 옛부터 전해 오네 / 其名傳自昔 굴 속에는 샘이 있는데 / 窟有泉在裏 물빛이 황금색이라 말한다오 / 水自黃金色 그 이름 유포되어 들은 자 많으나 / 名流聞者廣 길에는 한 명도 본 사람 없다오 / 路絶見無一 사람들은 말하기를 선정(禪定)에 들어가 / 人云入定禪 굴 속에서 생불이 되어 / 宅窟爲生佛 종적을 감추고 곡식을 먹지 않으며 / 藏踪能絶粒 천년을 하루처럼 사는데 / 千年如一日 바위문 굳게 닫고 열리지 않아 / 扃壁閉不開 진세 사람들 자취를 찾지 못한다 하구요 / 塵人莫尋跡 내 산 아래 마을에 와서 / 我來山下村 밤낮으로 항상 바라보니 / 日夕恒掛目 푸른 벼랑 백척이나 높은데 / 蒼崖空百尺 흰 구름 때로 일어났다 없어졌다 한다오 / 白雲時起滅 |
(last modified UNIX clock : 1629292896 / Common clock 2021.08.18, 10:21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