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14년 대궐 가운데 쥐의 요망스러운 재변이 있었다. 침전(寢殿) 가까운 곳에 뭇 쥐가 들끓어서 가득하였는데 빛이 흰 것이 매우 많았다. 관상감 교수(觀象監敎授) 김극만(金克晩)이 이를 듣고 근심하기를, “마땅히 검어야 할 것이 희면 반드시 초상 喪 이 있는 법인데 초상이 아니면 또 변(變)이 있을 것이다.” 하더니, 이듬해의 인선장대비(仁宣張大妃)와 현종대왕(顯宗大王)의 두 국상(國喪)이 있었다.청풍부원군(淸風府院君)의 종이 기르는 돼지가 흰 돼지를 낳더니, 그해 겨울에 명성왕후(明聖王后)가 승하하였다. 그 뒤에 고(故) 귀주(貴主)의 종 집에서 검은 돼지가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하나는 전신이 순전히 흰 것이더니, 얼마 안 되어 장렬왕후(莊烈王后)가 승하하였다.경진년 4월에 순 백색의 새가 창덕궁(昌德宮) 진선문(進善門) 처마 사이에 집을 지었고, 신사년 봄에 남부(南部)의 인가에서 검은 돼지가 흰 돼지를 낳더니, 가을에 인현왕후(仁顯王后)가 승하하였으니, 극만(克晩)의 말이 징험되었다. 《공사견문》
|
(last modified UNIX clock : 1624890890 / Common clock 2021.06.28, 11:34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