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그림을 신비하게 그린 것을 임금의 잠자는 이불에 넣어두면 임금이 어떤 궁녀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일종의 사랑의 술법이 있는데, 이 닭그림을 "고려사절요"에서는 화계(畫雞)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162년 고려 의종 시절의 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단순히 사랑을 얻기 위한 술법일 뿐이었지만, 이것을 임금을 불순하게 노린 저주 사건으로 비화시켜서 당시 김의보와 윤지원이 이 일의 배후에 있다고 엮어서 처형시키고 유배시키는 사건으로 확대되기도 했다는 뒷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조선시대의 책 "성호사설"에서는 의종 시절에 있었던 또다른 사건인 김돈중 화살 사건과 같이 언급하며, "화계유시(畵鷄流矢)"라는 말을 사용해서 사소한 일 때문에 억울하게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본 정치 사건의 대표로 언급하고 있기도 하습니다.
궁중에서 높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용한 주술이라는 점에서 조선 시대 세종 시기의 미도압승 과도 비슷한 계통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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