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연 | UserPreferences |
|
...황응규(黃應奎)의 첩側室 최씨(崔氏)는 어진 행실이 있었다. 그의 집 문밖에 제비 한 쌍이 집을 짓고 있었는데, 하루는 수제비 한 마리가 고양이에게 물려서 죽자, 외로이 남은 암제비는 집을 빙빙 돌면서 슬피 울기만 하였다. 가을에는 어디로 갔다가 봄이 되면 또 저 혼자 찾아오는 것이다. 최씨가 나중에 과부가 되어 딴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도, 제비는 역시 그리로 따라갔다. 몸이 반쯤 용납할 만하게 집을 아주 좁게 만들어 놓고 그 속에 살면서, 다른 수제비와 교접, 새끼를 기르려는 뜻은 끝내 없었다. 혹 딴 제비가 오면 못 오게 쫓아 버리고, 오직 최씨가 부르면 내려와서 그의 손바닥 위에 올라앉았다. 10년이 넘도록 저 혼자 이렇게 살았다 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이는 “정연(貞燕)이다.”라고 하였다.... |
(last modified UNIX clock : 1626785280 / Common clock 2021.07.20, 9:48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