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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산귀인 | UserPrefere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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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북쪽 비탈을 깎아서 미륵불(彌勒佛)을 만들었는데, 옛날 군수(郡守) 유호지(柳好池)가 만든 것이다. 불가에서 전해 오기를, “이 산이 옛날에는 영검이 많아서 매년마다 방광(放光)을 해서 신기한 점을 보이고, 유행병이나 수한(水旱)의 재앙에도 기도를 드리면 반드시 효과가 나타났는데, 미륵불을 만들어 놓은 뒤부터는 산이 다시 방광한 일이 없었다.” 하며, 그 유씨가 만약 외도(外道)꾼 김동(金同)과 같은 사람이 아니면 반드시 산 귀신을 누르는 사람일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황당하나 역시 들을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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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지는 어린 시절에 명장 남이(南怡)와 용력(勇力)을 겨루어 서로 막상막하였는데, 남이가 명대로 살지 못할 것을 미리 내다본 지가 호지를 데리고 고흥으로 돌아갔다. 지가 죽자 채곡(菜谷)에 장사 지냈다. 호지는 경사로 돌아와 거듭 무과에 급제하여 관직이 진도 군수(珍島郡守)에 이르렀다. 진도에 백성을 괴롭히는 요사스러움이 있었는데, 호지가 산 정상에 돌을 깎아 세우자 요사스러움이 마침내 물러갔다. 후에 문인 이주(李胄)가 호지를 김동(金同)과 같은 부류로 잘못 견주었으니, 그 글이 《속동문선(續東文選)》에 실려 있다. 호지는 비상한 사람이었다. 진도군에는 절벽에 치구장(馳毬場)이 있는데, 사람과 말이 붙어있을 수 없는 곳이라, 고을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 이런 분을 저 세속의 시시한 선비들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무덤이 총제(유습(柳濕)을 말함)의 묘 아래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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