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스런 거북’이란 거북바위에 얽힌 고사를 말하는 듯하다. 치악산의 비로봉(毗盧峯) 아래 연못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는데, 신라 때 의상 대사(義湘大師)가 그 용들과 싸워 용들을 모두 물리치고 구룡사(九龍寺)를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 들어와 사찰이 퇴락하게 되자, 어느 날 한 노인이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진 것이라 하여 혈을 끊었는데, 이후로 절이 더욱 쇠락해져서 폐사가 될 위기에 처하였다. 그때 어떤 도승이 나타나 절이 쇠락해진 것은 혈맥을 끊었기 때문이라 하면서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절 이름을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령스런 말’과 관련된 고사는 치악산의 상원사(上院寺)에 있는 용마암(龍馬巖)에 얽힌 전설을 말하는 듯하다. 상원사 동남쪽의 제천(堤川) 땅에 백련사(白蓮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주지가 여자를 좋아하여 백련사에는 본처를, 상원사에는 소실을 두고 용마(龍馬)를 이용해 두 절을 오가며 살았다. 이 사실을 안 본처가 용마를 굶겼고 결국 힘이 없어진 용마는 겨우 상원사에 도착하여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며 꺼꾸러졌다. 그 결과 등에 올라탔던 스님은 말 잔등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은 바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벼랑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지는 이것이 본처의 소행임을 알고 평생 소실과 함께 상원사에서 여생을 보내며 불도에 전념하였다. 지금도 그 용마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고 한다.
|
(last modified UNIX clock : 1624537870 / Common clock 2021.06.24, 9:31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