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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매지변 | UserPrefere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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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비(王大妃)가 언서(諺書)로 약방(藥房)에 하교하기를, “대내(大內)에 요즈음 재이(災異)가 있으니, 【밖에서는 무슨 재앙이 있는지를 알지 못하였는데, 혹자는 귀신의 변고가 있었다고 하며, 그때 내전에 여러 달 동안 포태(抱胎)의 징후가 있었는데, 갑자기 침전에서 도깨비를 보고 그로 인하여 놀란 나머지 하혈하고 낙태한 사고라고 전한다.】 아주 매우 놀랍고 걱정 되어 여러번 다른 곳으로 옮겨 거처해야 한다는 뜻으로 힘써 권하였는데, 대전(大殿)에서는 불가하다고 하며 한결같이 미루기만 하니, 약방에서는 모름지기 이러한 뜻을 알고 또한 힘껏 청하라.” 하니, 약방 도제조(藥房都提調) 김수항(金壽恒) 등이 그로 인하여 청대(請對)하여, 자전(慈殿)께서 하교한 뜻으로, 다른 곳에 옮겨서 거처할 것을 힘써 청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르고, 날을 받아 경덕궁(慶德宮)으로 옮겨 거처할 것을 명하였다. 김수항이 이어서 아뢰기를, “전부터 대내(大內)에 도깨비의 변고가 여러번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의 재이(災異)는 과연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군주가 양강(陽剛)한 덕을 가지고 있으면, 음사(陰邪)하고 부정한 기운이 그 사이를 범할 수 없는 법입니다. 선유(先儒)가 이른바, ‘조심하는 마음이 온갖 사악을 이긴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비록 자전(慈殿)의 뜻을 받들어 옮겨서 거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전하께서 조심하여 생각하셔야 할 것은, 오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사악을 이기는 것이니, 옛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실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여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좋게 여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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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53권, 세종 13년 9월 1일 壬戌 3번째기사 1431년 임금이 말하기를, "복자(卜者)의 말이, 내가 금년 9, 10, 11월의 액운(厄運)이 을사년보다 못하지 아니하므로 피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고, 또 말하기를, ‘경복궁 안에 소경을 불러들여 경을 읽는 것이 마땅하다. ’고 하나, 내가 믿지 않으므로 반드시 행하지는 않겠다. 창덕궁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창덕궁은 오래 비워 두었으니 반드시 귀매(鬼魅)가 있을 것이라. ’고 하여 지금 이곳으로 왔는데, 내게는 매우 편하나 시위하는 군사가 한데서 거처하게 되어 비바람을 피하지 못하니 이것이 심히 미안하여 경복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데 어떨까." 하니, 맹사성과 허조가 아뢰기를, "음양(陰陽)의 거리끼고 기피함은 따르지 않을 수 없사오며, 창덕궁은 오래 비웠으므로 참으로 거처하실 수 없습니다. 옮겨 계신 지 오래지 않아서 문득 다시 돌아가시면, 사신들이 반드시 의심할 것이오니, 그대로 여기 거처하시고 북산(北山)의 소나무를 베어서 군사들의 비바람을 피할 만한 처소를 마련하여 만들게 함이 가합니다."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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