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을 별다른 문화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컴퓨터 게임에 대해서는 심의나 검열이 별달리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80년대에도 한동안 그런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그 결과 나온 게임 중에 가장 해악으로 유명세를 타 버린 문제작이, 바로, 이 177 입니다. 177은 성폭력을 다룬 일본의 형법 조항 번호로, 이 게임의 내용 역시 흉칙한 성폭력을 저지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지고보면 갤러그 도 수백, 수천의 생명을 혼자 파괴하는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그런 일탈을 성인용 게임의 형태에서 한 번 내달려 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내용은 피해자에게 접근하기전과 접근한 후의 2단계로 되어 있는 간단한 것인데, 장애물과 거리의 간격을 적절히 조절해서 행동의 순간을 포착해 키보드를 누르는 것으로 게임을 꾸몄습니다. 이런 것에 성공할 수록 그에 해당하는 자극적인 컴퓨터 그래픽 그림을 표시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구체적인 게임 방식과 화면이 궁금하시다면, 달빛으로 가득한 작은 다락방 블로그의 소개글 (링크: http://pc98lib.egloos.com/114... )에 간략하지만 충실한 분석자료를 써 주신 것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 게임은 발매 당시에도 그 악명을 떨쳐서, 결국 이 게임은 무려 일본국회에서 회자 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발매자숙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류의 게임들이 적절히 순화되거나 우회적으로 표현되어 나름대로 심의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통되곤 하는데,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인지 어떤 것인지는 고민해볼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1인칭 시점으로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소설, 영화와 게임간에 어떤식으로 심의의 기준이 정리되어야 하며, 사람의 감정이입과 정신적인 영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토론을 끝없이 불러온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런만큼, 욕도 많이 먹고, 퍼지기도 많이 퍼지고, 화제도 많이 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발매되던 이런류의 성인용게임답게, 게임 포장 안에 노출 사진 포스터들이 몇장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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